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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슬기로운 의사생활, 우정의 온도

by daegumoney 2025. 11. 24.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슬기로운 의사생활과의 첫 만남

코로나로 집에만 있을 때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처음 봤어요. 의료 드라마라고 해서 처음엔 좀 무겁고 전문적일 거라고 생각했죠. 근데 첫 회부터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어요. 병원을 배경으로 하긴 하지만, 의학 지식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드라마더라고요.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채송화(전미도) 이렇게 다섯 명의 친구들이 주인공이에요. 99학번 동기들이 2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오면서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이야기. 저도 대학 때 친구들이 있긴 한데, 졸업하고 나서는 점점 멀어지잖아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진짜 친구란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다섯 명이 밴드를 한다는 설정이에요. '미도와 파라솔'이라는 밴드 이름도 귀엽고, 바쁜 의사들이 시간 내서 모여서 음악 하는 모습이 너무 따뜻했죠. 매주 목요일마다 새 에피소드가 나오면 바로 봤어요. 12부작이라 좀 짧다 싶었는데, 시즌2까지 나와서 정말 행복했죠. 신원호 PD님이 만든 드라마라 '응답하라' 시리즈랑 비슷한 느낌이 있었어요. 따뜻하고, 웃기고, 가끔 울컥하게 만드는 스타일. 의료 드라마인데 전혀 어렵지 않고, 그냥 친구들 일상을 지켜보는 것 같아서 편안했어요.

다섯 명의 매력과 각자의 이야기

이익준은 간담췌외과 교수인데, 환자들한테 정말 다정해요. 저는 익준이 환자 보호자들한테 설명하는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어려운 의학 용어를 쉽게 풀어서 말해주고, 환자 가족의 불안한 마음까지 헤아리는 모습. 조정석 배우의 따뜻한 연기가 정말 빛났죠. 그리고 아들 우주를 키우는 싱글 파파로서의 모습도 감동적이었어요. 채송화는 신경외과 교수인데, 다섯 명 중 유일한 여자예요. 처음엔 차갑고 무뚝뚝해 보이는데, 알고 보면 엄청 따뜻한 사람이죠. 환자들한테는 무서운 교수님 같지만, 친구들한테는 엄마 같은 존재. 송화가 밴드에서 기타 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전미도 배우가 실제로 기타 연습을 엄청 했다는 후기를 봤는데, 그 노력이 화면에 다 보이더라고요. 안정원은 소아외과 교수인데, 완벽주의자예요. 저는 정원이가 아이들한테 장난감 주면서 설명하는 장면이 너무 귀여웠어요. 겉으로는 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고민 많고 감성적인 캐릭터. 유연석 배우의 섬세한 연기가 정말 좋았죠. 특히 장겨울(신현빈)과의 로맨스는 정말 설렜어요. 양석형은 산부인과 교수인데, 다섯 명 중에 제일 순수하고 착해요. 근데 그 순수함이 때론 둔감함으로 보여서 웃기기도 했죠. 석형이 츄츄(안은진)를 좋아하는데 본인만 모르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면서도 재밌었어요. 김대명 배우의 코믹 연기가 드라마에 활력을 줬어요. 김준완은 흉부외과 교수인데, 츤데레 그 자체예요. 겉으로는 차갑고 무심한 것 같은데, 속으로는 엄청 따뜻한 사람. 준완이와 이익선(곽선영)의 로맨스는 정말 애틋했어요. 서로 좋아하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과정.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너무 공감됐어요.

미도와 파라솔, 음악으로 이어진 우정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밴드 씬이에요. 바쁜 의사들이 모여서 연습실에서 음악 하는 장면들이 너무 좋았어요. 스트레스 받는 하루를 음악으로 풀고,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 모습. 저도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서 스트레스 풀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밴드에서 연주하는 곡들도 다 명곡이에요. '좋니',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아로하', '사랑하기 때문에' 같은 옛날 노래들을 새롭게 들으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특히 송화가 부르는 '아로하'는 정말 명장면이었어요. 전미도 배우의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거든요. 익준이가 피아노 치고, 송화가 기타 치고, 준완이가 베이스, 정원이가 드럼, 석형이가 보컬. 각자 맡은 악기로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게 마치 병원에서 협력하는 모습 같았어요. 의사도 혼자서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고, 다른 과 선생님들이랑 협력해야 하잖아요. 밴드 연습하다가 농담하고 웃는 장면들이 정말 자연스러웠어요. 대본대로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친구들이 모인 것처럼 보였죠. 다섯 배우의 케미가 워낙 좋아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도 친구들이랑 이렇게 오래 우정을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즌2에서는 송화가 빠지고 장겨울이 들어오는데, 그것도 재밌었어요. 세대를 넘어서 음악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좋았죠. 밴드가 단순히 취미가 아니라, 이들에게는 힘든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힐링 타임이구나 싶었어요.

환자들의 이야기와 따뜻한 휴머니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료 지식보다 사람 이야기에 집중해요. 매 회마다 나오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사연이 정말 가슴 뭉클했어요. 저는 특히 소아암 환자들 이야기가 많이 울렸어요. 아이들이 아픈 것도 힘든데, 부모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익준이가 간 이식 수술 앞둔 아이한테 "우주랑 친구 먹을래?"라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넘어서 한 사람으로서 아이를 대하는 모습. 그게 진짜 의술이구나 싶었죠. 정원이도 아이들한테 수술 전에 장난감으로 설명해주고, 무서워하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석형이가 담당하는 임산부들 이야기도 감동적이었어요. 출산은 정말 위험한 순간인데, 석형이가 산모들을 안심시키고 격려하는 모습. "엄마가 힘내야 아기도 힘낼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울었어요.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죠. 준완이가 응급 심장 수술하는 장면들도 긴장감 넘쳤어요. 생사가 오가는 순간에 냉정하게 판단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수술 끝나고 나서 혼자 화장실에서 긴장 푸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매번 떨리는 거죠.

송화의 뇌수술 장면도 대단했어요. 몇 시간씩 서서 미세한 수술을 하는데,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일. 그 책임감과 부담감이 얼마나 클까요. 드라마를 보면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환자들과 의사들의 교감을 보면서 "병을 고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치료하는 거구나" 하는 걸 배웠어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학 드라마가 아니라 휴먼 드라마였어요.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옆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작품이었죠. 시즌2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정말 아쉬웠어요. 시즌3가 안 나온다는 소식에 많이 실망했지만, 그래도 두 시즌 동안 충분히 행복했어요. 지금도 가끔 다시 보는 드라마예요. 볼 때마다 따뜻해지고, 친구들한테 연락하고 싶어지는 마법 같은 작품입니다!